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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Q.오늘 소개할 판결은? > A.제가 송금을 잘못했다면 그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실수로 송금계좌를 잘못 눌러 엉뚱한 사람에게 송금한 경우에 그 돈을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 > > Q.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 A.개인 사업을 하는 김씨는 물건값 1천만원을 거래처에 인터넷뱅킹으로 송금. 그런데, 그만 계좌번호를 잘못 누르는 바람에 1천만원이 엉뚱한 이모씨의 계좌로 송금. 그런데, 이씨는 그 은행에 통장은 개설해놓고 있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그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김씨가 송금한 돈은 이씨의 통장으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빠져나가 연체대출금에 충당. 김씨는 실수로 잘못 입금했다면서 은행에 반환을 요구했지만, 은행이 이를 거절하자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 > > Q.얼른 생각하면 은행이 돈을 반환해야 할 것 같은데? > A.그렇지요. 그렇지만, 은행의 입장에서도 그 돈의 진실한 소유자, 즉 그 돈의 진짜 주인을 알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가령, 이씨가 은행의 대출금은 갚지 않고 있지만, 김씨한테 받을 돈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은행으로서는 김씨가 이씨한테 갚아야 할 돈이 있고, 이씨가 김씨한테 실수로 그 계좌를 가르쳐 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돈이 바로 대출금으로 빠지니까 김씨와 이씨가 짜고 잘못 송금한 것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 > Q.그렇군. 자신의 잘못으로 생긴 일이긴 하지만, 적돈 돈도 아니고 정말 억울하겠네요. 하지만, 은행도 이씨의 돈이라고 생각하고 대출금에 충당한 것일테고, 김씨는 누구로부터 돈을 돌려받아야 할지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네? > A.물론, 이씨가 형편이 좋아 김씨가 잘못 송금한 돈이 그대로 통장에 들어있었다면 김씨는 이씨에게 바로 돈을 돌려달라고 했을테고, 이씨가 돌려줬다면 큰 힘이 들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이 경우에는 은행이 대출금에 충당한 것인데,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있다고 볼 것인지가 문제지요. 이씨 입장에서는 김씨가 보내준 돈으로 본인의 뜻은 아니였지만, 대출금을 갚을 수 있었으니까 그만큼 이득을 본 것이고, 그렇다면 이씨는 당연히 김씨에게 천만원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지. 문제는 이씨가 돈이 없다는 거. 김씨도 그런 사정을 잘 알기에 최종적인 수익자이자 돈이 있는 은행을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고 했던 거죠. > > Q.그래서, 금융감독원에서는 어떻게 결정했나? > A.금융감독원에서는 ‘법원의 판례를 볼 때 은행은 자금이동을 중개하는 역할을 할 뿐이고, 김씨가 입금하는 순간 돈은 이씨 소유가 되기 때문에 은행이 상계처리한 데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고 했음. 즉, 은행에 대해 돈을 달라고 할 수는 없다고 결정. > > Q.그렇군요. 결국 은행이 상계처리한 것이 정당하다는 것인가? > A.금융감독원에서는 그렇게 판단.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금융감독원의 판단은 잘못된 것 같음. 금융감독원은 법원의 판례를 볼 때 은행은 자금이동을 중개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김씨가 입금하는 순간 돈은 이씨의 소유가 된다고 했는데, 이는 잘못된 판례의 해석. > > Q.그럼, 금융감독원에서 판단의 기초로 한 판례가 이 사건과는 다른 것인가? > A.우선, 돈을 잘못 송금한 경우에 관한 사건은 상당수 있. 잘못 송금된 경우에 송금받은 사람의 처신은 두 가지. 첫 번째는 그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그 돈을 써버리는 경우. > > Q.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송금받은 사람으로부터 돈을 바로 돌려받으면 되겠네? > A.물론, 송금받은 사람이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그로부터 돌려받으면 되고 아무런 문제가 없. 안주면 소송하면 되고. 부당이득이라는 법리가 있음. 이는 법률상 원인없이, 즉 물건이나 돈을 받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것을 받은 경우에 받은 사람은 그것만큼 이득을 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그대로 반환해야 한다는 법리. 만약 받은 물건을 처분했다면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서 반환해야. 받은 돈을 가지고 있든 없든 돈을 잘못 송금받은 사람은 부당이득으로 그 돈을 반환해야. > > Q.두 번째처럼 돈을 받은 사람이 써버린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 > A.만약, 돈을 송금받은 사람이 돈을 써버린 경우에 그 사람이 자력이 있다면 송금된 금액만큼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해서 다른 재산으로부터 받으면 됨. 그런데, 돈을 잘못 송금받은 사람이 받은 돈도 다 써버렸고, 반환할 돈도 없다고 한다면 이는 형사상 범죄가 됨. > > Q.잘못 들어온 돈이기는 하지만 마음대로 사용하면 처벌을 받나? > A.돈을 잘못 송금받았다고 하더라도 금융감독원의 판단처럼 그 돈이 즉시 받은 사람의 소유가 되지는 않음. 그 돈은 여전히 송금한 사람의 돈. 따라서 돈을 받은 사람은 법률적으로 돈을 보내준 사람의 보관자의 위치에 있게 됨. 다른 사람의 물건을 보관받은 사람이 그 물건을 처분하며 횡령죄로 처벌. 같은 이치로 법률상 보관자의 위치에 있는 잘못 송금받은 사람이 돈을 사용해 버리면 횡령죄로 처벌을 받게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 만약, 금융감독원의 판단처럼 송금즉시 돈이 이씨 소유로 된다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가 없음. > > Q.그리고, 금융감독원의 또 다른 판단에 대해서는? > A.금융감독원에서는 또, 은행은 자금이동을 중개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라고. 금융감독원이 은행은 자금이동을 중개할 뿐이다라고 한 사건들은 모두 잘못 송금된 돈이 송금받은 사람의 이익으로 남아있는 경우였고, 은행이 이득을 취한 것은 아니었음. 풀어서 말하면 이 사건처럼 송금받은 사람의 통장에서 바로 은행의 대출금으로 충당되는 것처럼 은행이 직접 이득을 본 경우는 아니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은행을 상대로 부당이득을 구하는 소송에 대해 ‘송금받은 사람은 이익을 취한 것이 맞지만, 수취은행은 이익을 얻은 것이 없기 때문에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라고 판단. 그렇기 때문에 자금이동을 중개하는 역할을 할 뿐이어서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 없다는 금감원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 즉, 이 사건에서 은행은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임. > > Q.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알기에 선의취득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은행으로서는 선의취득을 주장하면 안되나? > A.선의취득이라는 제도가 있음. 선의취득이라는 것은 동산, 예컨대 어떤 사람이 좋은 시계를 훔쳐오거나, 잠시 보관해달라고 맡겨놓은 노트북컴퓨터를 내 물건이다라고 속이고 다른 사람에게 판 경우에, 시계나 컴퓨터를 산 사람이 진짜 그 사람 것인줄 믿고 돈을 주고 샀다면 시계나 컴퓨터는 산 사람의 소유가 된다는 것. 그런데, 돈은 물건과는 조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지. 돈은 옛날 돈이나 기념화폐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래되는 경우가 없. 그래서 돈에 대해서는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의 경우에는 돈이 두 단계를 건너갔기 때문에 흡사 선의취득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는 있으나 거래를 매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의취득법리는 적용되지 않음. > > Q.그렇다면, 변호사님의 생각에는 은행이 상계처리한 천만원은 송금한 사람한테 반환해야 된다는 것인가? > A.그렇슴. 은행은 아무런 법률상 원인없이 천만원의 이득을 본 것이기 때문에 송금한 김씨한테 반환해야 된다고 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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